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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히잡 의문사’ 시위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가 미국에 공유됐다. 이에 미국과 중동 국가들은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은 1일(현지시간)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이 자국을 향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첩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이란은 사우디 내 목표물과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지역의 에르빌을 공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관계자들은 WSJ에 “이란이 지난 9월 이후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국내 시위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사우디와 이라크 에르빌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임박한 혹은 48시간 내’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첩보였다고 확인했다. 이란에선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20대 여성 사건으로 47일째 반정부 시위가 진행 중이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이란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에밀리 혼 NSC 대변인은 WSJ에 “위협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사우디와 군사·정보 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접촉 중”이라며 “우리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과 동맹국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CNN에 “사우디에 이미 배치된 미국의 F-22 전투기가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에르빌에 근거지를 둔 특정 집단을 “이란 쿠르드 분리주의자들”로 부르면서 이들이 이란 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9월 말부터 탄도미사일 수십 발과 무장 드론으로 이라크 북부를 공격했다. 그중 하나는 에르빌로 향하던 중 미군 전폭기에 격추됐다. 이란 당국은 미국과 사우디 등이 반정부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해 왔다.
중동 내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4달러(2.13%) 오른 배럴당 88.3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월물 브렌트유는 1.70달러(1.8%) 상승했다.